프랑스와 잉글랜드의 월드컵 동메달 결정전은 겉으로만 보면 ‘아쉬운 팀들의 마지막 근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경기를 단순한 번외편으로 보면 곤란하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을 예고했지만, 핵심 공격수들은 여전히 그라운드 위에 남아 있다. 휴가 신청서는 냈는데 상사가 아직 결재를 안 해준 분위기랄까.
프랑스 쪽 핵심은 분명하다. 디디에 데샹 감독의 마지막 경기라는 정서적 무게가 있다. 데샹은 이 경기를 친선전 취급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냈고, 실제로 음바페도 출전 가능한 상태다. 선수 구성이 일부 바뀌더라도 프랑스가 완전히 힘을 빼고 나올 그림은 아니다.
예상되는 프랑스 선발은 메냥을 중심으로 귀스토, 코나테, 라크루아, 테오 에르난데스가 후방을 꾸리고, 중원과 전방에는 캉테, 자이르-에메리, 셰르키, 아클리우슈, 튀람, 음바페 등이 거론된다. 아직 최종 공식 그래픽 전까지는 세부 조합을 조심스럽게 봐야 하지만, 방향성은 뚜렷하다. 완전한 후보진 투입이 아니라, 신선한 다리와 주전급 재능을 섞는 방식이다.
북메이커가 놓친 잉글랜드의 허리와 오른쪽
이번 선택의 핵심은 프랑스가 완벽해서가 아니다. 시장은 프랑스의 로테이션과 살리바 이탈에는 꽤 민감하게 반응한 듯하다. 살리바가 빠지면 프랑스 수비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건 맞다. 특히 케인의 연계, 사카와 래시퍼드의 침투를 상대할 때 한 박자 편안했던 수비 보험이 사라진다.
문제는 반대편의 균열이 그만큼 충분히 가격에 반영됐느냐다. 잉글랜드는 데클런 라이스가 쉬거나 정상 컨디션이 아닐 가능성이 크고, 리스 제임스도 햄스트링 문제로 출전 가능성이 낮게 거론된다. 이 둘의 부재 또는 제한은 단순히 이름값 손실이 아니다. 라이스가 빠지면 세컨드 볼 회수, 전환 수비, 세트피스 킥의 질이 흔들리고, 제임스가 없으면 오른쪽 측면의 공수 밸런스가 얇아진다.
잉글랜드가 케인, 벨링엄, 사카, 래시퍼드를 보유한 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가 쉽게 밀어붙여 크게 벌리는 경기까지 상상하는 건 욕심이다. 다만 잉글랜드가 앞서간 뒤 경기를 잠그는 능력에 최근 의문부호가 붙었다는 점은 중요하다. 투헬 감독의 팀은 아르헨티나전에서 너무 일찍 뒤로 물러났고, 그 선택은 결국 마지막에 비싼 수업료가 됐다.
음바페와 데샹, 동기 부여가 더 선명한 쪽
동메달 결정전은 심리전의 비중이 크다. 어느 팀이 더 빨리 준결승 패배의 먼지를 털어내느냐가 경기 온도를 좌우한다. 이 지점에서 프랑스는 조금 더 선명한 동기를 갖고 있다. 데샹 시대를 패배로 닫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 그리고 음바페의 개인 기록 욕심이 한 방향으로 맞물린다.
프랑스의 최근 경기력도 무조건 화려하다고 보긴 어렵다. 스페인전에서는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고, 음바페에게 넓은 전환 공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공격이 답답해지는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상대의 구조를 보면 프랑스가 찌를 수 있는 통로가 있다. 특히 테오 에르난데스와 음바페가 잉글랜드의 오른쪽과 수비형 미드필더 앞 공간을 흔드는 장면은 이 경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잉글랜드도 결코 가볍게 볼 팀은 아니다. 케인은 한 번만 등을 지고 공을 받아도 경기의 방향을 바꿀 수 있고, 벨링엄은 흐름이 꼬일 때 스스로 문을 여는 선수다. 사카와 래시퍼드의 속도는 살리바 없는 프랑스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이 경기는 프랑스 우세라 해도 ‘유유자적 산책’보다는 ‘땀나는 퇴근길’에 가깝다.
그럼에도 베팅 관점에서는 프랑스 승 쪽이 더 설득력 있다. 프랑스 로테이션은 리스크지만, 그 안에는 음바페와 데샹의 마지막 경기라는 분명한 축이 있다. 반면 잉글랜드는 피로 누적, 라이스와 제임스 이슈, 그리고 리드 이후 경기 운영 불안이 한꺼번에 걸린다. 북메이커가 프랑스의 흠집은 확대경으로 보고, 잉글랜드의 구조적 피로는 선글라스 끼고 본 느낌이다.





